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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인생>사는 것은 기적이고 두근거림은 영원하다.

미디어리포트 | 기사입력 2014/09/15 [11:42]

<두근두근 내인생>사는 것은 기적이고 두근거림은 영원하다.

미디어리포트 | 입력 : 2014/09/15 [11:42]

   


부모들의 눈물을 담담한 시선으로 따라가는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


 


얼마 전 지인 부모님의 부음을 받고서 힘들어하는 그에게 위로를 건넸다. 예상보다 힘겨워하는 그를 보며 위로에 익숙치 않은 나는 연신 당황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심정이 어떤 것 인지 아직 낯설기만 한데 세상은 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듯 하다.


 


<두근두근 내인생>도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의 시작은 열 여섯에 갑작스레 아이(조성목 분)가 생긴 대수(강동원 분)와 미라(송혜교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확연히 시간이 지난 후 이 영화는 삶이 얼마 안남은 아이와 그 아이의 부모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서로 떠나고 떠나보낼 준비를 하면서 그 감정과 과정을 보여주면서. 애어른 같은 아이와 아직 어른이 안된 듯 한 부모를 그려가는 영화이다.


 


아들의 게임기를 탐내기도 하고 고등학생들과 싸우기도 하는 아빠 대수. 화나가면 입에 욕이 착착 달라붙는 엄마 미라. 어찌 보면 답답하고 한심하기도 한 두 부모. 그러나 항상 따뜻한 눈빛과 사랑으로 보살핌을 주는 엄마 미라와 아빠 대수. 너무 어린나이에 부모가 된 탓일까? 그들은 애써 슬퍼하지 않는다. 순간 순간 즐겁고 유쾌하게 삶을 이어나간다. 부모가 되기엔 어리고 자식이 되기엔 너무 속이 커버린 아이 아름이네 가족.


 


세상을 떠가기 전 아들 아름은 자신의 글을 자신의 부모에게 전해준다. 아름의 부모도 잊었지만 설레임으로 가득찬 순간. 두근두근 거리는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기위해. 그 시절을 잊지 말고 현재 순간의 두근거림이 가장 소중한 삶의 행복인 것을 알려주려고 하듯이.


 


시대를 관통하는 부성애와 모성애를 가지고 가벼운 듯 가볍지 않게 영화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근두근 내인생>은 그것에 더해 두근두근 거리는 시절. 아이들이나 부모나 그 부모의 부모나 그러한 시절이 있었음을 서로 마주보게 한다. 그 마주보는 순간을 차갑지 않게 촉촉이 시각으로 느끼게 한다. 몸과 함께 정신까지 과하게 성숙해버린 한 아이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아이같은 부모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두근거림을 잊은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두가 잊고 지내던 두근거리는 시절


한창 세상에 관심이 많을 나이. 열여섯 아름의 부모는 서로 사랑을 한다. 영화는 그 찬란하고도 꿈 많던 시절을 보여주려는 듯 한 노력을 보여준다. 때론 화사하게 명암을 조절하고 때론 연한 파스텔톤으로 화면을 덥는다. 두근두근 거리는 그 시절의 기억은 화사하고 파스텔톤이었을까? 기억 속에 존재하는 기억은 항상 빛이 바래 존재한다. 빛바랜 기억은 때로는 상상이상의 판타지를 심어준다.


 


아들 아름도 부모의 두근두근 거리던 16세를 지나가기 시작한다. 대수와 미라는 세상을 맞이하는 나이였지만 아름은 세상과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나이 열여섯. 대수와 미라와는 다르지만 아름도 그만의 스펙트럼으로 두근거림을 느끼고 기억한다. 개인이 감당하기엔 커다란 고통의 이야기이지만 어둡고 칙칙하게 풀어가지 않는다. 그저 서서히 담담하게 풀어가는 <두근두근 내인생>. 이 영화는 내내 가끔 잔잔하게 요동을 칠 뿐이다.


 


대수와 미라 그리고 아름의 열 여섯의 시절이 교차된다. 대수와 미라 그리고 우리가 잊고지내던 두근 두근거리는 설레임의 순간이 오버랩 된다. 청춘이란 그 시기에 머물 때보다 지나간 이후에 빼꼼히 문틈으로 보이는 빛처럼 우리에게 나타난다.


 


슬픔과 기쁨이 정반대가 아니라는 듯 영화는 억지로 슬픔을 유도하지 않는다. 영화가 이끄는 감정의 길은 그저 담담하면서 조금 더 유쾌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가 이루지 못한 꿈보다 소중한 두근두근의 설레임의 순간


 


대수와 미라 모두들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수의 부모들처럼. 더불어 청춘의 두근거림도 잊었을 것이다. 대수와 미라는 아름이 태어나 자신들의 꿈을 접어야만 했을 것이다. 아름 또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병으로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펴지 못한다. 다만 자신들이 살아가는 순간순간 느낀다. 두근두근 거리는 두근거림을. 이 영화는 그 느낌을 느꼈다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조용히 노크하듯 이야기 한다. 그 찰나의 순간이 바로 우리의 꿈을 성취하는 순간보다 더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닐까?


 


이 시간 자신의 꿈을 잃었다고 슬퍼하는 이들에게 이 영화는 무겁지 않게 강조 한다. 삶의 순간순간 두근두근 하는 두근거림을 잊지 말라고. 자신에게도, 자신의 부모에게도, 자신의 자식에게도, 어느 순간 어느 세대에도 항상 존재하지만 항상 망각하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꿈보다 더 소중한 것 현재의 두근거림의 설레임 일 수 있기에.


 


두근두근... 두근거림을 기억하라는 선물의 메시지


 


두근두근 두근거림을 느꼈던 부모와 자신. 그들이 함께한 소중한 시간. 그 시간은 가장 꿈이 많을 나이. 궁금한 것도 많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도 넘치는 시기. 그러면서도 항상 억압받는 느낌에 반항하고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불안감에 휩싸이는 시기. 대수와 미라는 아름과 비슷한 시기에 부모가 되고 아름은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떠난다.


 


아름은 눈물 한 방울의 가장 인간적인 인사를 남긴다. 자신의 부모가 가장 행복했을 열여섯의 나이. 그들의 부모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부모에게 사랑과 상처를 남겨두고서. 그 곁을 떠나기 전 자신의 부모의 이야기를 담은 ‘두근두근 내 여름’이란 자신의 부모를 기억하고 자신의 부모가 부모자신들의 두근거리던 시절을 기억하도록 조용히 선물을 남겨둔다.


 


구원의 메시지는 깊은 슬픔에서 온다고 했던가? 이 영화는 살아가고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그 기적 속에서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가장 행복한 순간, 가슴 떨림의 순간을 모두에게 상기시켜주고 있다. 삶의 기적 속에서 존재하는 우리가 자신의 두근거림을 잊지 말고 설레임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청춘이 시작되는 나이에 극중 아름이가 남기고간 선물. 청춘의 두근두근 두근거림. 아름이가 남긴 마지막 선물.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 청춘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두근두근 설레임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상기하기를 이 영화는 꿈꾼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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