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어셈블리> '잡초와 닮은 정치'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무서움 일깨워준 한 표. 한사람의 힘.
한 사람, 한 표의 무서움 알려주는 ‘어셈블리’ 14일 오전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3일 밤 방송도니 KBS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10회는 4.7%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인터넷 각종 포털 등의 관심과 극의 완성도에 비해 5% 대의 낮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MBC '밤을 걷는 선비'는 7.4%의 시청률을, SBS '용팔이'는 16.3%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어셈블리 10회 방송에서는 여권의 노련한 정치인들 사이에서 싸우는 초선 1년 임기를 남긴 진상필(정재영 분)의 고군분투기가 그려졌다. 백도현(장현성 분)의 강공과 박춘섭(박영규 분)의 협공에 정면승부를 거는 진상필. 노련한 정치인들의 수를 뛰어넘는 그의 예상치 못한 돌출행동들이 오히려 그에게 작은 기회를 주는 모습이 나타났다. 추후 시청자들의 기대가 이어질 수 있도록 드라마의 작은 임팩트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현실처럼. 이 드라마의 시청률도 드라마의 완성도와는 별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한자리수이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도 정치이야기가 되는 순간 관심은 휘발해버리는 것일까. 우리의 이런 무관심은 자신에게 겨누는 치명적인 칼이 될 수도 있음에도 우리는 늘 습관처럼 망각하고 있다. ‘잡초와 닮은 정치’ 정치에 관심을 버리는 순간 국민은 정치에 짓 밟힌다 관심과 받지 못하면 못할수록 점점 더 잘 자라는 생물이 있다면 믿겠는가? 무관심하고 외면하면 할수록 활발히 자라나는 생물. 바로 잡초다. 허나 놀랍게도 그 잡초와 무섭도록 닮은 것이 있다. 잡초와 같이 무관심하고 외면하면 할수록 더욱 기괴하게 무럭무럭 자라는 생물. 생물과도 같다고 하는 바로 정치. 하지만, 이 둘은 치명적인 차이가 있다. 잡초는 관심과 무관심의 차이가 크지 않다. 정치는 다르다. 정치는 관심과 사랑을 받을수록 올바른 길로 나가며 올바르게 자란다. 하지만, 정치는 무관심과 외면을 받으면 받을수록 점점 더 어둡고 공포스럽게 자신의 덩치를 키워나간다. 잡초는 그냥 무시하며 밟으면 되지만, 정치는 그저 무관심하게 밟을 수 없다. 우리가 밟을 수 있는 잡초와 달리 정치는 무관심을 쏟는 순간 오히려 우리자신이 정치에 밟히게 되는 대상이 될 수 있다. 과거 대중이 정치에 무관심해 졌을 때, 우리나라는 독재정권, 군사정부가 나타났다. 국가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수많은 서민들이 길바닥에 나앉는 IMF가 오기도 했다. 정치에 무관심한 현실이 느껴질 수 록 점점 더 우리의 목소리는 작아지고, 살림살이는 팍팍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현실의 정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정치인들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정치인들의 활동기관인 국회를 기반으로 한 이 드라마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혼란스러운 작금의 상황에 더 이상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해고노동자와 사회 취약계층, 실업자, 취업준비생, 지역이기주의에 가득 찬 기역기득권층과 국민은 안중에 없는 권력암투에 휩싸인 정치인들의 탐욕스런 모습. 어쩌면 그 모습이 정치에 무관심한 우리가 초래한 것일 수 도 있음을 암시한다. 아무리 싫다고 경멸해도 더 이상 정치에 무관심으로 도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을 외면하는 정치. 사람을 증오하는 정치가 아닌 사람을 닮아가는 정치. 사람을 같이 담아가는 정치. 결국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정치가 되기를 꿈꾸고 있음에도, 우리는 정치에 대한 관심과 그 직접적 행사인 투표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셈블리’는 결국 미워도 다시 봐야 하는 자신 몸에 난 흉터처럼, 다다를 수 있는 세상의 모습을 한 정치에 대한 관심을 내재화해야 함을 간곡히 표현한다. 밟아버리면 되는 잡초와 달리 무관심하면 국민을 짓밟을 수 있는 정치. 우습게 무관심해도 되는 잡초와 달리 무관심한 정치가 주는 가혹한 현실은 우리가 감내하기 버거운 것이다. 반대로 사랑과 관심을 주면 온화한 얼굴을 한 정치의 숨결은 우리를 익숙하고 능숙하게 지켜줄 것이다. 진상필이 알려준 한 사람, 한 표의 힘. 한편, 백도현(장현성 분)에게 출마포기를 종용당하는 진상필. 그는 국민당 당원들의 탄핵으로 당협위원장의 자리에서 쫓겨날 위기로 몰려버린다. 자신의 위치에 무력감을 느끼던 진상필. ‘탈당하면 진상필 그 하나로 여대야소가 깨질 수 있다’는 최인경보좌관의 조언에 그는 맞불을 놓기로 결심한다. 이에 진상필은 탈당하여 여대야소를 깨버리겠다며 백도현에게 선전포고한다. 신항만 개발 사업을 미끼로 시민들을 유혹하는 백도현 측과 신항만 개발사업이 경제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롱하는 처사 그만하라는 진상필. 자신의 진심을 경제시민들에게 열정을 다해 간곡히 호소한다. 그런 그에게 백도현과 박춘섭(박영규 분)의 계략으로 결국 당협위원장의 자리에서 쫓겨나 차기 공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버린다. 결국 그는 당원들의 탄핵으로 당협위원장의 자리에서 쫓겨난다. 그런 상황에서 진상필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탈당임에도 그는 탈당하지 않는다. 잠시 탈당한 뒤 복당하라는 최인경 보좌관(송윤아 분)의 조언을 따르지 않기로 결심한다. 공천을 받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같이 복직농성을 하던 배달수(손병호 분)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홀로 남는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희망을 주는 국회위원, 사람들에게 박수 받는 국회의원이 되어달라’는 배달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에 남아 친청계와 반청계 그 어디도 아닌 자신 혼자만의 계파로 남아 싸우기로 결정한다.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자신의 위치를 활용하기 위해 여당 안에서 1인 야당으로 남기로 한다. 그렇게 그는 국회의원 한사람, 한 표의 힘으로 이루어낸 가치. 그 이상의 승리와 남겨진 기회. 왕따와 배신자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가 살아남게 만든 그 자신의 한 표. 그 자체의 힘의 함축하는 의미는 깊게 나타낸다. 이제 그는 작은 한 표의 꼬리임에도 몸통을 흔들 힘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는 정치에도 자신이 죽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보여줬다. ‘정치 외면한 대가. 제일 저질스러운 사람들의 지배 받는다’ 진상필. 그는 그렇게 공천을 포기하고 제일 저질스러운 사람들, 백도현, 박춘섭들과 같은 이들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한 표를 사용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그는 과연 가장 저질스러운 자들의 지배가 아닌, 국민의 지배를 받고자 하는 국회의원으로 남을 결단. 진상필. 그가 앞으로 보여줄 어셈블리식 정치 화법이 기대된다. “정치를 외면한 사람의 가장 큰 대가는 제일 저질스러운 사람들의 지배를 받는 것입니다.” 극 초반, 불공평한 세상에서 재벌 집 아들과 똑같은 권리인 투표권. 그것을 귀찮고 정치자체를 경멸하는 젊은 청년 김규환(옥택연 분). ‘덜 나쁜 놈, 나쁜 놈 무슨 차이가 있냐’는 그에게 최인경 그녀가 빌린 플라톤의 말이 이제 현실의 우리들의 길로 남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 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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